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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영국 여왕이 서거했는데 왜 캐나다가 공휴일?

by 깔로 2022.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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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로~🖐️🖐️

 

지난 9월 8일, 70년간 재위했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했어요.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은 오는 9월 19일에 열릴 예정이며 우리나라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하여 전 세계 많은 국가원수와 지도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해요. 

그러던 와중, 캐나다 중앙정부가 엘리자베스 2세의 장례식날인 19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영국의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했는데 왜 뜬금없이 캐나다가 장례식날을 공휴일로 지정했을까요?

 

 

▶ 영국 국왕과 캐나다의 관계?

영국 국왕은 영국의 왕이기도 하지만 다른 14개 국가의 왕이기도 해요. 영국을 포함한 이 15개국은 같은 국왕을 공유(?) 하고 있는 셈이죠. 이러한 나라들을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이라고 불러요. 

캐나다는 '영연방 왕국'이에요. 즉,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의 국왕임과 동시에 캐나다의 국왕이기도 했다는 의미예요. 그렇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는 자국의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날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이죠.

영국 국왕을 왕으로 모시는 '영연방 왕국' 15개 나라(영국 포함)는 어디일까요?

대륙
국가
아메리카
  • 그레나다
  • 바하마
  • 벨리즈
  • 세인트루시아
  •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 세인트키츠 네비스
  • 엔티가 바부다
  • 자메이카
  • 캐나다
오세아니아
  • 뉴질랜드
  • 솔로몬 제도
  • 투발루
  • 파푸아뉴기니
  • 호주
유럽
  • 영국

위의 국가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도 독립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국왕을 자신들 나라의 국왕으로 모시고 있어요.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각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영국 국왕을 칭할 때 절대로 '영국의 왕'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호주의 왕', '뉴질랜드의 왕' 등 철저하게 자신 나라의 왕이라고 칭해요. 

엘리자베스 2세에 이어 왕위에 오른 찰스 3세에 대한 영국과 호주의 공식 칭호를 살펴봐요! 

영국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및 그의 다른 왕국들과
영토들의 왕, 영연방의 수장, 신앙의 수호자, 찰스 3세
Charles the third, by the Grace of God, of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and of His other Realms and Territories King, Head of the Commonwealth, Defender of the Faith
호주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호주 및 그의 다른 왕국들과 영토들의 왕, 영연방의 수장, 찰스 3세
Charles the triple, by the Grace of God King of Australia and His other Realms and Territories, Head of the Commonwealth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 (출처: CGTN)
 

 

▶ 영연방 vs 영연방 왕국?

뉴스나 신문에서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이 '영연방'이 '영연방 왕국(Commonwealth Realm)'과 같은 말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에요. 

영연방이란 예전에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 위주로 결성된 국제기구에요. 현재 56개국이 회원국으로 소속되어 있으며, 이 영연방 소속 국가들은 독립국가로서 모두 평등한 위치에서 다양한 현안들에 대해 협의하고 협조해요. 물론 이 영연방의 형식적인 수장은 영국의 국왕이지만, 영연방의 회원국들이 영국의 국왕을 자국 국가원수로 모시지는 않아요. 또한 수장이 영국의 국왕이라고 하더라도, UN이나 다른 국제기구와 같이 사무총장이 실질적으로 영연방을 이끌죠. 

이에 반해 '영연방 왕국'은 영국의 국왕을 실제로 자국의 왕으로 인정하는 나라들을 뜻해요. 앞서 알아 본 15개 국가(영국 포함)이죠. 이 15개 국가는 모두 영연방의 회원국임과 동시에 영국의 국왕을 자국의 국가원수로 모시는 나라들이에요.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 회원국 (출처: 위키피디아)

 

▶ 영국 국왕이 '영연방 왕국'을 실제로 다스리나?

영국 국왕은 '영연방 왕국'의 국가 원수이기는 해도 영연방 왕국을 실제로 다스리지는 않아요. 

우선 영국 국왕은 런던에 거주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해당 국가에 가서 통치를 할 수 없죠. 그 때문에 대부분의 '영연방 왕국' 국가에는 영국 왕이 임명하는 총독이 있어요. 총독이 해당 국가에서 영국 왕을 대리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총독'도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권한이 없어요. 보통은 그 나라에서 신망 받고 존경받는 사람을 영국 국왕에게 추천하면 영국 국왕은 그 사람을 총독으로 임명해요. 총독은 해당 나라에서 새로운 법이 통과될 때 형식적으로 서명을 한다든지, 국가적 위기가 있을 때 국민들을 위로한다든지 등의 상징적인 역할만 할 뿐이죠. 이런 국가들에서 정치적 실권을 쥐고 나라를 이끄는 사람은 투표를 통해 선출된 '총리'에요.

 

 

▶ '영연방 왕국'이 계속 유지될까?

현재 '영연방 왕국'은 15개국 밖에 남지 않았지만, 과거에는 훨씬 많은 나라들이 영국의 국왕을 자신들의 국가원수로 모시고 있었어요. 대표적으로 가나, 케냐, 우간다 등이 있죠. 이러한 나라들은 대영제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직후에는 영국 국왕을 계속해서 국가원수로 모셨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왕정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바뀌며 '영연방 왕국'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었어요. 

현제 '영연방 왕국' 국가들 중 '앤티가 바부다'에서도 왕정제를 폐지하고 공화정으로 전환하는 국민적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어요. 또한 '호주'에서도 왕정제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죠.

 

청색: 현재의 영연방 왕국    /    적색: 과거 영연방 왕국이었다가 공화국이 된 나라    (출처: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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