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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영국 국왕과 성공회(ft.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

by 깔로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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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로~🖐️🖐️

 

9월 19일(영국 현지시간)에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진행된다고 해요.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성공회 성당이에요. 국내에서도 어제(18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추모 예배가 열렸어요. 

여기서 한 가지가 궁금증이 생겼어요. 영국 여왕과 성공회는 무슨 관계이길래 성공회 성당에서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열리는가요? 그리고 영국 여왕이 서거했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성공회 성당에서는 왜 추모예배가 열렸을까요?

 

 

▶ 성공회란?

성공회는 영국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기독교(개신교) 교회에요. 잉글랜드는 원래 천주교(카톨릭)를 믿는 나라였어요. 하지만 1534년, 당시 잉글랜드의 국왕이었던 헨리 8세는 자신의 이혼을 허락하지 않던 교황과 천주교를 배척하고 잉글랜드 교회(Church of England)를 새로 만들었어요. 이 '잉글랜드 교회'가 성공회에요. 

성공회는 일반적으로 개신교로 분류되기는 하나, 천주교와 개신교 사이의 중도적인 색깔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단적인 예로, 개신교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표현을 쓰고, 천주교는 '성당'에 '미사'를 드린다는 표현을 쓰지만, 성공회는 '성당'에서 '예배'를 드린다는 표현을 쓰죠. 

국교가 없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성공회는 1534년 이후 지금까지도 영국 잉글랜드의 국교이고, 이에 따라 영국의 국왕의 장례식을 성공회 성당에서 진행하는 것이에요. 

▶ 영국 국왕과 성공회의 관계?

앞서 설명했듯이 성공회는 잉글랜드 교회(Church of England)로 불리고 잉글랜드의 국교에요. 그렇기 때문에 헨리 8세 이후 영국의 모든 국왕은 공식 호칭에 '신앙의 수호자(Defender of the Faith)'라는 명칭이 들어가요. 

가령 이번에 왕위를 물려받은 찰스 3세의 공식 호칭은 " 하나님의 은총에 의한, 그레이트브리튼 및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및 그의 다른 왕국들과 영토들의 왕, 영연방의 수장, 신앙의 수호자, 찰스 3세"에요 (Charles the third, by the Grace of God, of the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Northern Ireland and of His other Realms and Territories King, Head of the Commonwealth, Defender of the Faith). 즉, 잉글랜드 교회의 보호자라는 의미이죠. 

하지만 교황이 천주교회의 수장이며 실질적으로 천주교회의 지도자인 것과는 다르게, 영국의 국왕은 잉글랜드 교회(성공회)의 실질적 지도자는 아니에요. 잉글랜드 교회의 실질적 지도자는 영국 성공회의 최고 높은 성직자인 '캔터베리 대주교'에요. 현재 캔터베리 대주교는 '저스틴 웰비'라는 사람이죠.

 

캔터베리 대주교(저스틴 웰비)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 '잉글랜드 교회'와 한국의 성공회

잉글랜드 교회(Church of England)가 성공회를 뜻하는 것은 맞으나,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 있는 성공회가 잉글랜드 교회에 종속되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세계 각국에 있는 성공회는 잉글랜드 성공회의 해외 지부가 아니라 해당 국가의 성공회로 불리며 완전히 독립적이에요. 이 때문에 한국에 있는 성공회는 '대한성공회'라고 해요. 

천주교의 경우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천주교이던지 로마 교황의 감독을 받지만, 성공회의 경우 잉글랜드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성공회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감독을 받지 않아요. 다만, 성공회의 종교적인 교리나 핵심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권고가 있기도 하죠.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추모 예배가 열린 이유는 한국의 성공회가 '잉글랜드 교회'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성공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영국의 국왕이 사망하였기 때문에 이를 자발적으로 추모하기 위함이라고 보는 것이 맞아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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