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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러시아판 '보트피플'?

by 깔로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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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회 되며 최근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부분 동원령까지 선포했어요. 동원 대상은 러시아 남성으로서 35세 미만 일병과 병장, 50세 미만 초급 장교와 55세 미만 고급 장교이며, 이 때문에 동원령을 피해 해외로 나가는 러시아 남성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해요. 최근에는 우리나라 포항과 속초에도 러시아 요트 4척이 입항했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러시아판 '보트피플'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보트피플이 무엇이며, 요트로 입국을 시도한 러시아인들은 어떻게 되는지 함께 알아보아요!

 

 

▶ 보트피플이 무엇인가요?

 

1975년에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이듬해인 1976년, 북베트남이 공식적으로 남베트남 정권을 무너뜨리며 적화통일에 성공했어요. 그러자 기존의 남베트남인 중 반공주의자, 미국에 협조했던 사람들 등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신변의 위험을 느껴 서둘러 베트남을 탈출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사람들은 육로를 통해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등 인접한 국가로 탈출하기도 했으나, 당시 인도차이나반도의 많은 국가들 역시 베트남과 마찬가지로 공산화되어있는 상태였어요. 이 때문에 서방 자유진영으로 망명하기 원했던 많은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바다를 통해 베트남을 탈출하기 시작했죠. 언론에서는 이렇게 보트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보트피플'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는데, 해당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며 요즘은 보트를 타고 제3국으로 탈출하는 난민들을 일컫는 일반적인 용어로 사용되기도 해요.

 

(출처: 웨키메디아)

 

▶ 보트피플의 운명?

 

베트남을 탈출한 많은 보트피플이 사용했던 배는 엔진 등의 동력장치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어요. 이 때문에 상당수의 보트피플은 풍랑에 휩쓸리거나, 식수/식량의 부족, 보트 파선 등의 이유로 실종되거나 사망했다고 해요. 이러한 상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동남아 해적들에게 잡혀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거나, 혹은 강간 당한 후 살해되는 경우까지도 빈번했다고 해요.

 

망망대해 한복판을 표류하는 보트피플을 발견했을 때 도움의 손길을 주는 선박들도 있었지만, 워낙 이념의 대결이 한창이던 냉전 시기라 보트피플을 발견하더라도 정치적 이유로 이들을 외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해요.

 

여담으로, 이러한 보트피플을 도왔던 유명한 한국인이 있어요. 바로 원양어선 선장이었던 전재용 선장이라는 분이에요. 1985년 11월 전재용 선장이 지휘하던 '광명 87호'라는 원양어선은 조업을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던 중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보트피플을 발견했어요. 조그마한 배에서 굶어 죽어가던 96명의 베트남 보트피플을 발견한 전재용 선장은 해당 내용을 회사에 알렸으나 회사에서는 이들을 무시하라고 명령했죠. 하지만 전재용 선장은 자신의 양심과 회사의 명령 사이에서 고심한 끝에 96명 전원을 구조하였어요. 훗날 알려진 사실이지만, 사실 그날 96명의 보트피플은 전재용 선장을 만나기 전 이미 25척의 배들로부터 외면당하여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상태였다고 해요.

 

96명의 보트피플을 구조한 일 때문에 전재용 선장은 귀국 직후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이와 더불어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아야 했어요. 당시 우리나라는 철저한 반공국가였기 때문에 베트남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었다고 해요.

 

 

▶ 러시아판 '보트피플'?

 

최근 한 달간 우리나라 영해에서 총 5척의 러시아 국적의 요트가 발견되었고, 그중 4척이 국내로 입항했다고 해요. 지난 1일에는 속초와 포항에 각 1척씩, 그리고 지난 5일에는 포항에 2척이 추가적으로 입항했어요.

 

요트를 타고 입항한 러시아인들은 모두 23명으로, 입항 이후 관광 목적의 입국허가를 신청했지만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입국 거부당했어요. 입국이 허가된 2명의 경우, 예전에 한국 입국 기록이 있었으며 최종 목적지가 태국으로 비교적 명확했다고 해요.

 

우리나라 입국이 거부된 러시아인들은 국내 요트 에이전트를 통해서 물과 생필품을 공급받고 다시 러시아를 향해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하지만 그중 요트 한 대는 러시아로 돌아가던 도중 풍랑을 만나 출항 2시간 만에 울릉도에 있는 항구에 닻을 내리고 추가적으로 머물렀다고 하네요.

 

일각에서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으로 인하여 요트를 타고 러시아를 탈출하는, 이른바 러시아판 보트피플 현상이 생겨나는 게 아니냐고 말하고 있어요. 물론 1970~80년대처럼 대규모로 보트를 타고 탈출하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트피플이 발생할 경우 지리적으로 우리나라가 중간 경유지가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여요.

 

 

입항한 러시아 요트(출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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