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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탐구

배달의 전쟁[최종편]: 승자 없는 전쟁?

by 깔로 2022.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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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로~🖐️🖐️

우리 생활에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와있는 음식 배달!

FOCUS 집중탐구에서는 '배달의 전쟁' 시리즈를 통해 지난 3주 동안 (1)음식 배달의 역사('배달에 진심인 한국인'), (2)배달앱 성장과정('배달앱 삼국지') 및 (3)배달앱 전략 및 경쟁('총성 없는 전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알아봤어요. 오늘은 '배달의 전쟁'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가운데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한번 알아보아요.

 

 


▶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배달앱?

배달앱 시장의 큰형님, 배달의민족의 2021년 매출은 2조88억원이에요. 코로나19 직전이었던 2019년 매출이 5,654억원이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2년 만에 4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죠. 매출이 성장하며 외형적인 규모는 어마어마해졌지만, 배달의민족은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어요. 배달의민족은 2019년 약 364억원의 적자, 2020년 약 112억원의 적자에 이어 2021년에는 적자가 무려 756억원에 달했어요. 

배달앱 3대장 중 하나인 요기요의 경우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요기요는 2019년 약 591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020년에는 약 7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죠. 쿠팡이츠를 소유한 쿠팡의 경우에도 2021년 4분기에 쿠팡이츠를 비롯한 신사업 투자에 나서면서 당기 적자 규모가 5,000억 원을 넘었어요. 

배달앱들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데도 불구하고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이유는 과도한 경쟁, 특히 배달 라이더들에 대한 지출이 막대하기 때문이에요. 지난 3주간 살펴보았듯이, 배달앱 3대장은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상대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사용해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막대한 출혈(적자)을 감수하고도 전쟁을 지속해왔죠. 하지만 특정 업체의 시장독점을 용인하지 않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 등을 생각해 볼 때 삼국통일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 이상, 막대한 출혈을 감내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도 한계가 보여요.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서 배달앱은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새로운 요금제를 도입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요. 가령 쿠팡이츠가 애초에 업주들과 맺은 단건 배달의 계약 조건은 '수수료 15% + 배달비 6천원' 이었지만 그동안 '수수료 1천원 + 배달비 5천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쿠팡이츠는 작년 12월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수수료 9.8% + 배달비 5,400원'(기본형)의 새로운 요금제를 시작했어요. 

배달의민족 역시 배민1의 기존 요금제는 '수수료 12% + 배달비 6천원'이었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수수료 1천원 + 배달비 5천원'의 프로모션을 3월까지 이어갔어요. 하지만 올 3월 이후 배민1 또한 '수수료 6.8% + 배달비 6천원'(기본형)의 새로운 요금제를 시작했죠. 

이러한 출혈경쟁과 만성적자 현상을 보았을 때, 과연 배달앱 3대장이 시장의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기는 해요.

 

 

▶ 배달주문을 포기 못하는 업주들?

요식업체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배달앱과 배달 시스템 자체에 굉장히 부정적인 경우가 많아요. 실제 요식업체 업주들을 인터뷰했을 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받았어요. 

"배달이 아닌 홀 서빙의 경우, 손님이 지불하는 금액 중 원재료값 빼고는 대부분 업주들이 가져갈 수 있어요. 하지만 배달앱을 통한 배달주문의 경우 각종 수수료 때문에 이익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고, 가끔은 오히려 손해가 나는 경우도 있죠.

가령 가격이 10,000원인 음식을 홀에서 손님에게 판매할 경우, 10,000원 중 재료비 4,000원을 제외하고 6,000원은 업주들이 챙길 수 있어요. 하지만 배달앱(배민1)을 통해 판매할 경우, 고객이 지불한 10,000원 중 수수료 680원, 배달비 6,000원, 포장 용기 800원 및 재료값 4,000원을 제하고 나면 오히려 1,200원의 손해를 보는 구조에요. 

이 때문에 업체에서는 배달비 6,000원을 손님과 나누어 부담하기 위해서 배달주문의 경우 가게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2,000~3,000원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령 가게에서는 10,000원에 판매하는 음식을, 배달주문 시 13,000원에 판매하는 형식이죠. 

하지만 이렇게 13,000원에 배달주문을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 업주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1,520원 밖에 없어요."

또한 업주들은 홀에서 직접 손님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업체 평판에도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따뜻한 상태에서 음식을 서빙할 경우 음식 맛이 더 좋고 이 때문에 평점이 높은 경우가 많아요. 또한 대면으로 손님을 접대하기 때문에 별점테러나 허위리뷰 등의 위험도 현저히 줄어들죠. 

악성리뷰의 경우 배달과 연관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음식이 식거나 용기에서 새어 나옴, 배달이 늦음, 소비자 갑질 등) 배달 전문 업체가 아닌 이상은 홀 서빙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요식업체가 배달주문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런 고충이 있음에도 배달주문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요. 구입한 원재료가 홀서빙으로만 소진되지 못한다면 결국은 배달주문 밖에는 답이 없어요. 재료가 남는다면 결국 다 버려야 하기 때문에 배달주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이 때문에 장사가 잘 되어 홀서빙이 많은 날은 배달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아요."

즉, 업주들의 입장에서는 배달앱을 통한 배달주문이 여러모로 보았을 때 절대 남는 장사가 아니에요. 그 때문에 매장의 사이즈가 작아서 손님들을 받기 힘들거나 배달 전문 요식업체가 아닌 이상은 배달주문보다는 실제 방문하는 손님을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죠. 

업주들의 고충을 들어보았을 때, 요식업체 업주들이 배달 시장의 승자라고 하긴 힘들 것 같에요.

 

 

 

▶ 침대에 누워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

앞선 '배달의 전쟁[1]: 배달에 진심인 한국인' 포스팅을 통해서 살펴보았듯이, 한국 소비자들은 배달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에요.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세상이 된 지금, 소비자들이 진정한 배달 시장의 승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배달앱 사용과 관련하여 한국소비자원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피해 건수는 지난 2018년 181건이었지만, 2019년 433건, 2020년 445건 등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많은 소비자들이 불만사항이 있더라도 대부분 참고 넘어간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실제 소비자 피해나 불만은 훨씬 많은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죠. 

소비자 피해 건수의 가장 많은 부분은 '계약불이행'(음식 배달이 오지 않거나, 다른 음식이 오는 등을 모두 포함)이었으며, 음식 품질이나, 기타 부당행위들에 대한 내용도 많이 있었어요. 음식 배달이 요식업체 업주, 배달앱, 배달원(라이더) 모두를 거쳐야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과정 중 실수가 나오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 같에요.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나온 실수는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가게 되죠. 

또한 최근 높은 배달비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어요. 앞서 살펴보았듯이 업주들 입장에서는 별로 남는 게 없다 보니 배달비의 일부 또는 전부를 소비자들이 부담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비싼 배달료를 부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어요. 현재도 배달 라이더들이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불과 1~2년 전 단건 배달이 경쟁이 치열했을 때는 피크타임이나 기상악화 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 수수료가 1만원을 넘는 경우도 볼 수 있었어요. 

가뜩이나 소비자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은 소비자가 많은데, 이러한 비싼 배달료는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 같에요. 

비싸져가는 배달료, 쌓여만 가는 불만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이 배달 시장의 진정한 승자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어요.

 

 

 

▶ 승자 없는 시장

커져가는 배달음식 시장에서 모든 배달앱 회사, 요식업체 업주, 소비자가 불편만 겪거나 피해만 입었다는 것은 아니에요. 분명 배달음식 시장을 통해서 도움을 받고, 편의성이 늘어나며 이득을 본 '승자'들도 굉장히 많을 거예요. 

하지만 시장 전체를 보았을 때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배달앱, 충분한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요식업체 업주, 불만이 늘어가는 소비자 모두 진정한 '승자'라고 부르기는 힘들것 같에요. 

코로나19를 겪으며 너무나 급격하게 성장한 시장이다 보니 많은 문제점과 한계가 드러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에요. 하지만 '배달에 진심인 한국인'인 만큼 문제점과 한계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이 뒷받침된 지속적인 시장 발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해외에서도 우리나라의 배달음식 시장을 주목하고 벤치마킹을 해 온 만큼, 자랑스러운 배달문화, 안정적인 시장이 자리 잡고 모두가 다 승자가 되는 날을 함께 기대해 보아요!

 

 

 

'배달의 전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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